장관 문턱까지 갔지만…의혹만 남기고 떠난 김승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며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며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고 있다
    • 기자, 리차드 김
    • 기자, BBC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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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자진 사퇴했다. 후보자 지명 이후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비롯한 각종 논란이 잇따라 불거진 데다, 인사청문회 이후에도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면서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자로 지명한 지 20일 만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깊은 고민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법무부장관이 돼 민주주의를 지키고 특권 없는 공정한 법 집행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뒷받침하고 싶었지만, 법무부장관으로서 그 소임을 다하려던 걸음을 여기서 멈춘다"고 했다.

'대통령 회견 보고 결심'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EPA/Shutterstock

사진 설명,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특히 전날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사퇴 결심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대통령님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며 "국민의 삶과 정부의 성공이 우선이고, 민생을 살피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정부에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저의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겠다"고 했다.

다만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지금 내려놓아도 진실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특히 그는 "윤석열·한동훈 정치검찰의 표적수사와 한동훈의 수사기밀 불법 유출, 짜깁기 사태의 전모를 끝까지 밝히겠다"며 "이번 일이야말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국민들께 입증한 사례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 "아직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청문보고서 채택 이틀 만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철거민 4성 딱지 강신철 OUT’, ‘법치 상실 김승원 OUT’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철거민 4성 딱지 강신철 OUT', '법치 상실 김승원 OUT'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여권은 임명 수순을 밟고 있었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야당의 반발 속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업체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을 둘러싼 논란은 청문회 뒤에도 이어졌다.

특히 야권은 김 후보자가 지인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관계기관에 임상시험과 관련한 민원을 전달했다며 청탁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사적 청탁이 아닌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공익적 민원 전달'이었다는 취지로 반박해왔다. 민주당 역시 검찰 수사 자료가 정치적으로 활용됐다며 야권의 공세를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배우자와 자녀들이 근무한 발달장애인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을 둘러싼 특혜 논란과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시절 당직자 급여를 둘러싼 '페이백' 의혹도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야권의 공세와 추가 의혹 제기가 이어지면서, 인사 논란이 추석 정국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도 여권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김 후보자가 "정부에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며 물러나면서, 청문보고서 채택까지 밀어붙였던 여권의 임명 수순은 이틀 만에 멈춰 서게 됐다.

용혜인 이어 두 번째 낙마

김 후보자의 사퇴로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에서는 두 번째 낙마자가 나오게 됐다.

앞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3일 후보자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김 후보자까지 엿새 만에 잇따라 물러나면서 이번 개각을 둘러싼 인사 검증과 대통령실의 인사 부담도 다시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